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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이야기/대회참가 후기

2014 서울국제마라톤 및 동아마라톤 후기

by hoyangi 2014. 3. 18.



2007년 마라톤 시작하고 2009년부터는 매년 3~4회 정도만 풀코스를 뛰고 있고, 그 중 한번만 잘 뛰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런 생각 때문인지 잘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춘천마라톤 기록이 서울국제마라톤 대회와 비교해 기록이 좋지 않았다.

 

작년.. 2013년 서울국제마라톤에 대한 아쉬움 때문에 가을 춘천마라톤을 잘 준비해 그 동안 이루고 싶었던 기록을 달성했다.

 

춘천마라톤에 대한 만족감인지 자연스럽게 2014년 서울국제마라톤을 다른 해보다 이른 시기에 준비..

 

 

- 날씨 : 영상 7

- 신발 : 미즈노 웨이브 스페이서 AR4

- 배번 : S87006

- 공식기록 : 2시간 53 44

 

 

▶ 대회준비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준비를 시작했다.

 

10월 춘천마라톤을 다녀온 후 11월은 대부분 쉬면서 보냈고 12월이 되면서 다시 처음부터.. 라는 생각으로 1~2월 운동을 위한 기초체력부터 만드는데 초점을 두고, 가능한 운동패턴을 명확히 구분해 주 1 LSD만 꾸준히 하는 것 외엔 주중 운동은 무리하지 않는 수준으로 계획했고 잘 따랐던 것 같다.

 

그런데 12월 중순 불편한 신발 착용으로 인해 오른쪽 아킬레스건 부상이 생기면서 운동할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위축이 돼 제대로 운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게다가 빈번하게 내리는 눈이 완전히 녹지 않아 주중에는 운동할 수 있는 장소가 없어 주말 운동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상황이 됐고..

 

이러다 보니 1월부터 조금씩 페이스를 올리려 했는데 LSD만 계속하게 되는 상황이 됐다. 결국 1월 말에 접어들면서 운동 간격도 길어지고 질도 좋지 않게 된 상황..

 

이러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마라톤 시작한 8년만에 처음으로 스포츠센터 등록하고 부족하게 생각하고 있던 페이스를 올리는 방향으로 운동을 집중했다. 2월부터는 아킬레스건 통증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남산을 찾지 않고 북한산/도봉산 둘레길로 LSD장소를 바꿨고..

 

대회를 준비하면서 목표했던 기록은 기존 기록보다 1초만 줄인다는 생각을 가졌는데 2월 초 60대 후반 선배의 서브-3했던 사연을 들으면서 너무 쉽게 하려는 내 모습이 창피해 그 분보다 조금이라도 잘 뛰는 것으로 목표기록을 잡았다.

 

목표기록 2시간 53분대..

 

 

▶ 대회 전날

 

평소 같았으면 점심식사 후 가벼운 산책을 하는데 대회 2주전부터 잘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밖에서 식사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과한 음주가 동반돼 대회 2~3일 전부터 가벼운 감기 기운에 두통이 있어 식사 후 감기약 복용하고 낮잠을 잤다.

 

덕분에 저녁 12시가 넘어서야 잠자리에 들었고..

 

 

▶ 출발

 

알람으로 맞춰둔 시간보다 이른 시간에 일어나 덤덤하게 전날 준비한 떡을 먹었다. 풀코스를 뛸 때마다 설레임이 있었는데 올해는 당일 아침까지도 오늘이 올해 첫 대회에 참가하는 날이구나.. 라는 것 외엔 아무 감정이 없었다.

 

대회장에 도착해선 예년과 비교해 썰렁해진 분위기에 아쉬움까지..

 

 

* 0km  5km : 20 08(누계 20 08 - 3:49 4:25 3:58 7:55

 

작년과 다르게 편하게 해당 그룹에 들어가 아는 분들과 인사하고 출발 대기..

 

출발하기 전까지 오늘 페이스는 4:05/km로 가면 된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출발선을 지나면서는 자연스럽게 주자들의 페이스에 묻혀 따라갔다.

 

첫 구간 페이스가 너무 빠르게 나와 거리가 짧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역시 두번째 구간기록이 느리게 나와 목표했던 페이스를 찾을 수 없어 옆 주자들의 페이스에 묻혀 가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기온이 높아 4km지점을 지나면서 덥다는 생각이 들었다.

 

 

* 5km  10km : 19 49(누계 39 57),  - 7:57 7:57 3:54 

 

5km구간 기록을 보면서도 페이스에 대한 판단이 되지 않고 막연하게 주자 흐름에 맞춰 갔고 5km급수대부터 몸을 식히기 위해 급수대 물을 몸에 뿌리기 시작했다.

 

청계천 구간으로 진입하면서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 은은한 내리막이고 시야가 넓어져 자연스럽게 페이스는 올라가는 데 첫 계획했던 목표 페이스보다 너무 빨라 조심스런 생각도 들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그렇게 가는 내가 걱정이 되지 않아 무작정 페이스대로 따라갔다.

 

주 운동장소가 남산, 둘레길을 이용해 언덕구간에는 자신이 있었는데 내리막 구간을 따라가다 보니 뭔가 어색하게 뒤뚱거리는 느낌을 가지면서..

 

 

* 10km  15km : 19 49(누계 59 45),  - 3:56 3:56 3:51 4:11 3:52 

 

을지로구간을 반환해 오르막 구간으로 진입해 자연스럽게 몇몇 주자들을 추월하면서 문득 매번 생각했던 승부구간에 대해 준비하지 않고 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지?

 

이런 생각도 잠시.. 14km지점을 지나면서 슬슬 좋지 않은 느낌이 오기 시작했다. 기온이 높아 다행히 공복감이 늦게 찾아와 평소보다 뒷 구간인 15km급수대에서 파워젤을 꺼내 들었는데 왼쪽 엄지발가락 옆부분이 따끔거리기 시작했다. 랩타임은 밀리지 않는데 몸이 무겁게 느껴지고..

 

! 올해 승부구간은 을지로 구간이구나.. 이곳만 지나면 종로~동대문 구간은 내리막 구간이어서 페이스 조절이 가능하니 이 구간만 잘 넘기자는 생각으로 밀리지 않으려고 앞선 주자 뒤에 붙어 페이스 맞춰갔다.

 

스펀지, 급수대가 나오면 꼬박꼬박 허벅지, 어깨, 머리에 물을 뿌려주면서..

 

 

* 15km  20km : 20 13(누계 1시간 19 58),  - 7:58 4:08 4:03 4:03

 

종각을 지나 동대문 코스는 내리막 구간이어서 편하겠지.. 라는 생각과 다르게 을지로 내리막 구간과 같은 뒤뚱거리는 느낌을 버릴 수 없는 상황이었다. ? 이러지..

 

대회 2~3주전부터 둘레길을 뛴 영향인지 보폭이 조금 길어진 걸 확인했는데 대회에서도 이렇게 밀고 나갈 거라고 생각을 하지 못했다.

 

동대문을 지날 쯤 249페이스 메이커 그룹이 뒤에 바짝 붙었는데 밀리고 싶지 않아 3~5m 정도 앞서 페이스를 잡았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무모하게 오늘 249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밀리고 싶지도 않았고..

 

 

* 20m  25km : 20 16(누계 1시간 40 13),  - 3:58 4:01 8:05 4:10 

 

하프지점 통과기록을 보고 살짝 놀랐다. 하프대회 최고기록보다 10초 밖에 느리지 않은 기록.. 좋은 건지? 걱정해야 하는 건지? 머리를 굴려보는데..

 

장한평역을 지나면서 앞섰던 주자들 중 포기하는 분들이 한,두명씩 보이기 시작하고, 앞선 구간에서 느꼈던 것처럼 랩타임은 그럭저럭 괜찮게 나오는데 느껴지는 몸상태는 구간 페이스를 맞추기 위해 억지로 끌고 가는 기분에 이렇게 밀려가겠구나.. 라는 생각..

 

대회 전에 1~2번 페이스 점검을 위해 대회에 참가하지 않은 것에 후회도 생기고..

 

24km구간부터 결국 249페이스메이커 그룹에 묻혀 가는 상황이 됐고 25km구간을 지나면서 조금씩 멀어지기 시작했다.

 

조금씩 밀리면서 그때 마셨던 술을 마시지 않았으면.. 양말을 다른 것으로 신고 왔으면 발이 불편하지 않았을텐데.. 이런 생각을 하면서 오늘은 여기까지? 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가졌던 자신감..

 

-    후반에 절대 밀리지 않는다.

 

겁없이 249로 뛰었지만 목표했던 253은 놓치고 싶지 않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시작..

 

- 하프 통과기록 1:24:22

 

 

* 25km  30km : 20 35(누계 2시간 00 47),  - 4:04 4:02 8:12 4:14

 

249페이스메이커에 대한 미련을 버리니 심리적으로 조금 편해졌다. 군자역을 돌아 언덕구간도 자신 있게 치고 올라갔고..

 

아쉬운 건 25km급수대에서 보급한 파워젤을 먹고 나서 속이 쓰리기 시작했다. 평소에 먹어보지 않았던 파워젤을 준비해 왔는데 너무 걸죽해 입안에 너무 오래 남았다.

 

급수대에서 충분히 입도 헹구고 이온음료도 부족함없이 마셨는데 해결되지 않아 찜찜한 상황..

 

이런 기분으로 성동교사거리를 지나기 전 28km구간 언덕이 조금씩 힘에 붙인다. 자신 있었던 언덕구간이 슬슬 부담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체력이 떨어진 상태..

 

 

* 30km  35km : 21 14(누계 2시간 22 01),  - 4:09 4:11 4:17 4:25 4:10 

 

30km급수대를 지나면서 몸이 느껴질 정도로 페이스가 떨어지는데 어떻게 할 수 없다. 클럽 자원봉사 나온 곳까지 온전한 모습으로 뛰어야 겠다는 생각뿐..

 

구간마다 확인하는 랩타임은 확연히 밀리는 게 보이고 몸 상태도 자꾸 멈추고 싶고..

 

32.5km쯤에서 꿀물 받아 마시고 조금 힘을 내 보지만 잠실대교 진입 전 잠실대교 진입하는 언덕구간이 두렵게 느껴졌다.

 

잠실대교만 오르면 평소 운동하는 우이천 한바퀴만 뛰면 된다. 라는 생각으로 위안을 삼아 보려는데 페이스를 조금 늦춰도 서브-3는 한다. 라는 달달한 생각이 머리 속에 가득..

 

간신히 잠실대교에 오르니 횅한 주로 상황과 바람뿐..

 

 

* 35km  40km : 22 04(누계 2시간 44 05),  - 4:44 8:25 4:31 4:22

 

잠실대교만 내려가면 다시 내리막 구간이라 괜찮겠지?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올해는 작년과 다르게 응원 나온 사람들이 많지 않고 함께 레이스하는 주자도 2~3명뿐이어서 힘이 되지 않았다.

 

페이스는 떨어지고 머리 속은 자꾸 타협하고 싶어 하고..

 

준비한 파워젤도 없는 상태에서 도움을 받고 싶은데 알고 지내던 클럽은 미쳐 준비를 하지 못했는지 내가 지나치는 것도 보지 못하고 보내버린다.

 

석촌호수를 지나면서 중랑TR에서 받은 홀~스를 뒷주머니에 두개 넣어둔 게 생각나 하나 꺼내 입에 물고..

 

38km를 지날 때 기록을 보니 이제 253도 힘들구나.. 게다가 지하철 공사로 바닥이 철강판인 곳을 지나는데 발목이 부러지는 것 같았다. 인도로 뛸까? 이 정도면 충분히 열심히 했으니 서브-3..

 

 

* 40km  42.195km : 9 39(누계 2시간 53 44),  - 4:30, 5:08

 

40km급수대를 지나면서 목표했던 253은 포기를 했었다. 15km부터 억지로 끌고 온듯한 다리는 언제 근육통으로 발목을 잡을지 모를 상황이고.. 조금이라도 열을 식히기 위해 몸에 뿌린 물도 무겁게 느껴지고..

 

41km구간을 지나면서 마지막 기록을 확인하니 253이 가능한 시간이었다. 40km구간을 지나면서 남은 시간을 잘못 계산해 1분의 여유가 생겨 다시 마음을 추스려 보는데 동문으로 진입해 운동장으로 향하는 길이 한없이 길게 느껴지는데도 포기할 수 없어 이를 악물고 운동장에 진입하니 남은 시간 1분이 조금 넘은 시간..

 

200m 1분 내에 뛰면 목표했던 기록으로 들어갈 수 있어 긴 거리 힘든 걸 잊은 채 결승선을 넘었다.

 

  

▶ 마치면서..

 

너무 덤덤하게 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나? 라는 생각뿐..

 

설레임도 잘 뛰고 싶은 생각도 없이 내가 목표한 기록만.. 이라는 생각뿐이었고 사소한 것도 제대로 챙기지 못해 불편함을 감내 해야 했던 모습들..

 

첫 시작.. 준비하면서 다짐했었던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라는 신념은 지켰지만 작은 만족에 너무 자만했었던 것 같다.

 

 

 

-    운동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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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서울국제마라톤 후기.docx

 


 - Last Updater by 4. 23일


후기에 남기지 않았지만 더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을 정리할 생각이었는데 너무 늦어버렸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기 시작할 무렵.. 오랫동안 불편했던 오른쪽 발바닥 때문에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었고 이런 상태에서 무리하게 끌고 가는 것이 바른 것인지 몇번 고민했던 것 같다.


운동방향은 기본기부터.. 다시.. 라는 생각으로 준비를 했기 때문에 여유가 있었지만 오른쪽 아킬레스건이 불편해지면서 많이 위축됐었다.


준비하는 동안 스피드를 붙이기 위해 별다른 준비를 하지 않았지만 여전히 스피드에는 자신감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페이스를 유지 시킬 수 있는 근력을 키우는데 초점을 뒀었다.


LSD는 12월부터 꾸준히 했지만 운동 페이스에 대해 의구심 때문에 매번 운동 후 평가에 만족하지 못했었다.


1월 중순을 지나.. 북한산/도봉산 둘레길로 LSD코스를 바꾸면서 다시 페이스에 대해 우려를 했었고.. 트레일런의 일반적인 모습인 체력적인 부담으로 일부 구간을 걷다보니 대회에서도 타협하지 않을까? 우려했었다. 


결과적으로는 오히려 체력적인 부담을 느껴도 심리적으로 더 강한 힘을 줬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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