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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이야기/대회참가 후기

2013 조선일보 춘천마라톤 대회 후기

by hoyangi 2013. 11. 1.


금요일 저녁 춘천마라톤 출사표로 클럽에 이렇게 글을 올렸다.


- 올해 춘천은 다시 후회하지 않을 만큼 뛰겠습니다.


매년 준비되지 않은 몸으로 습관처럼 참가해 실망스런 모습으로 돌아왔던 춘천마라톤.. 올해만큼은 제가 던지고 나선 출사표만큼은 한 것 같아서 만족합니다.




▶ 춘천.. 7번째 도전..

- 날씨 : 영상 5

- 신발 : 미즈노 웨이브 스페이서 AR4

- 배번 : A487

- 공식기록 : 2시간 56 58

 

▶ 대회준비

2011년부터 이제는 멈추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서 올해도 동아마라톤, mbc아디다스 한강마라톤, 과천마라톤까지 참가했다. 작년 mbc아디다스 한강마라톤 이후 다시는 대회장에선 포기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지키기 위해 완전하지 않은 몸 상태로 이렇게 뛰는 게 맞는 지 수없이 생각하면서..

 

매년 5~7월은 운동을 하지 않았지만 복잡한 머리 속을 정리할 생각으로 운동을 계속 이어갔다. 춘천마라톤을 뛰고 싶은 생각도 없이 그냥..

 

이렇게 8월까지.. 아직 춘천마라톤에 참가할 지 확실하게 결정을 하지 않은 상태로 조금씩 운동량이 늘어 나면서 이번엔 다시는 후회하지 않게 춘천마라톤을 뛰어볼까?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

 

입금 마감일에 임박해 입금하고 본격적으로 춘천마라톤 준비 시작..

 

▶ 대회 전날

평소처럼.. 대회 전날은 가벼운 산책으로.. 이번엔 지난 여름 동안 자주 찾았던 남산을 찾아 타워를 한 바퀴 돌아 오는 것으로..

 

▶ 출발

오전 5.. 대회장에 서둘러 가지 않는 편인데 올해는 조금 서둘러 집을 나섰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다 인근에 거주하는 분들과 함께 이동할 생각으로 이용한 택시가 이른 시간에 상봉역을 가는 것이 꺼려지는지 거부 당한 경험이 있어서..

 

식사는 전날 준비한 찰떡을 춘천으로 가는 전철에서 조금씩 조금 부족하다는 느낌까지 먹었다.

 

목요일까지 일상과 변함없이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모두하고 금요일 6km 가벼운 조깅으로 운동은 마무리.. 토요일의 부족한 잠을 보충할 생각으로 목요일부터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 목에 담이 걸려 대회장까지 가는 동안 목운동하면서..

 

* 0km 5km : 20 25(누계 20 25) - 8:08 12:17 

매년.. 제대로 준비 없이 참가해 소극적으로 그룹 뒤편에 자리를 잡았는데 올해는 자신 있게(?) 중간쯤에 위치해 출발..

 

출발 위치가 작년과 달리 직선 구간이어서 선두권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어 페이스 조절이 가능했고, 오늘은 공격적으로 레이스에 임할 생각으로 나섰기에 구간 페이스에 연연하지 않고, 비슷한 기록대 주자들도 따라 가지 않고 적극적인 레이스 운영을 하는 방향으로..

 

2주전.. 러브미마라톤대회에서 앞서(하프 1:24분대) 들어온 분과 간단히 인사 나누고 목표기록을 물어 보니 그 분도 나와 같은 상황.. 다른 대회에선 좋은 기록을 가지고 있는 데 춘천은 서브-3가 없다면서 서브-3 페이스로 간다고 해 조용히 뒤에 붙어서 레이스..

 

* 5km 10km : 20 05(누계 4050), 4:18 3:56 3:56 3:59 4:12 

5km급수대를 지나 의암댐에 앞서 긴 언덕을 올라가면서 주자들의 페이스가 확연히 구분이 될 정도로 치고 나가는 분과 밀리는 분들이 보였다. 여름 내 북한산 둘레길, 남산, 꿈의 숲이 주 운동장소였기에 언덕구간은 부담스럽지 않게 넘을 수 있었고 호흡도 조금씩 안정이 되면서 본격적인 레이스 시작..

 

앞서 목표로 정했던 분도 페이스가 떨어지지 않아 레이스에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의 거리를 두고 뒤에 붙었다. 의암댐을 향해 내려가면서 페이스가 올라 와 내가 앞서 끌게 되고.. 자연스럽게 서로 페이스를 끌어주는 상황으로..

 

* 10km 15km : 2022(누계 1시간 0112), 4:03 4:00 4:02 4:02 4:13 

의암댐을 지나면서 의암호 붕어섬 풍경이 좋아 편했던 구간인데 올해는 다른 때와 다르게 이 구간이 힘들게 느껴졌다. 13km지점쯤 오른 쪽 종아리에 근육통이 올라오려는 지 저리기 시작해 이러다 오늘 이렇게 끝나나? 라는 생각도 들고..

 

올해 초부터 괴롭히고 있는 오른 발 족저근막 통증도 신경 쓰이는데 종아리 근육통까지.. 이런 생각에 짜증이 났지만 이 다리 오늘 빌려온 거니.. 막 쓰고 돌려주면 된다. 라는 생각으로 레이스..

 

다리에 물이라도 뿌려주면 근육통이 풀릴 것 같아 서둘러 급수대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가능한 편한 주로 방향으로 코스를 잡았는데, , 두명씩 포기하는지 주로에 멈춰 서 있는 주자가 보이고.. 멈췄다 뛰었다. 하는 주자가 보여 불편한 기분으로 주위에 관심을 두지 않고 앞만 보면서 레이스..

 

* 15km 20km : 2044(누계 1시간 2156), 4:02 8:39 3:50 4:09  

급수대를 지나면서 옆에 있던 분은 이미 치고 나가 혼자 레이스를 하게 되는 상황인데 강원애니고등학교 언덕을 넘어가기 전부터 체력이 떨어졌는지 상체가 계속 뒤로 넘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대회 한달 전부터 발바닥 통증 때문에 착지가 본능적으로 틀어지면서 자세가 무너진 것은 알았고, 상체가 넘어 가는 건 2주전부터 알게 돼 관심을 가지고 교정을 하려고 했는데 레이스 중에 나타나 계속 신경이 쓰였다.

 

강원애니고등학교 전.. 짧은 언덕구간을 넘으면서 이렇게 힘들면 어떻게 하나? 라는 생각도 들고.. 구간 랩타임도 확연히 밀려서 너무 처지는 게 아닌지 신경이 쓰였는 데, 다행스럽게 다음 구간 랩타임을 확인하고 페이스는 제대로 가고 있다고 판단해 춘천댐까지만 이대로 가자.. 다짐도 하고..

 

뒤에서 붙어 오던 아는 분이 한끝 차이로 같은 상우가 나란히 뛰고 있다고 해서 그 분 이름을 보니 성만 다를 뿐 같은 이름.. 잠시 오늘 어떤 목표로 오셨는지 얘기 나누면서 기분전환..

 

* 20m 25km : 2046(누계 1시간 4242), 4:16  8:17 3:54 4:17  

20km지점 통과기록을 1시간 20분대 후반 ~ 21분 초반 정도로 생각을 했는데 계획했던 것보다 조금 밀렸다. 페이스를 올리려다 하프지점을 26분대에만 통과하면 충분하다고 판단.. 하프지점 기록에 맞춰 대응하기로 하고 신매대교에 진입..

 

맞은 편에서 오는 선두권의 모습을 보니 예년과 달리 눈에 띄는 주자들이 많지 않았다. 그냥 지겨운 이 다리를 서둘러 넘고 싶은 생각으로 멍~하니.. 반환점을 돌아가는 데 멀리서 누군가 내 이름을 불렀는데 안경을 쓰지 않아 대충 누구구나? 정도만 확인하고 반환.. 돌아서는 나를 향해 xx화이팅~ 소리에 손 들어 인사하고..

 

신매대교를 건너 우회전하면서 여성주자 2등이라고 생각했던 홍xx씨가 보였다. 머리 속으로 얼마나 초반에 빨랐으면 내가 여기서 만났지? 라고 생각하면서 자연스럽게 뒤에 붙어가게 되는 상황..

 

아무 생각없이 뒷모습을 오랫동안 보니.. 이 사람 자세가 참 좋구나.. 라는 생각.. 이런저런 생각하면서 한동안 따라가다 25km급수대를 지나면서 페이스가 떨어지는 지 자연스럽게 앞서게 됐다.

 

- 하프 통과기록 1:26:34

 

* 25km 30km : 21 20(누계 2시간 04 02), 4:16 4:14 4:16 4:23 4:07   

올해는 춘천댐을 올라가는 구간보다 신매대교를 지나 25km급수대까지 승부처라고 생각했고 전체 구간 중에 가장 힘들었던 구간이었던 같다. 다행히 이 구간에서 페이스가 많이 떨어지지 않아 춘천댐만 잘 넘으면 이후는 충분히 잘 넘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었다.

 

춘천댐은 여전히 힘들었지만 예년과 다르게 그냥 넘지.. 이런 기분으로 페이스도 줄이지 않았고.. 주법도 바꾸지 않았고.. 상체가 자꾸 뒤로 넘어가는 게 신경이 쓰여 고개를 숙이다 보니 호흡이 불안한 것 외에는 부담 없이 넘었다.

 

오히려 춘천댐을 지나 짧은 언덕구간을 넘어 가면서 페이스가 떨어지기 시작해 30km이후에 어떻게 가야 할지 머리 속으로 계산하기 바쁜 상황으로..

 

* 30km 35km : 2129(누계 2시간 2531), 4:08 4:38 4:07 4:08 4:28 

춘천댐을 지나면서부터 구간 기록이 밀린 것 같아 확인해보니 목표한 페이스에서 2~3초 이상 밀리지 않아 이대로면 괜찮다.. 라고 생각하면서 30km를 지났다.

 

항상 머리 속에 가지고 있는 신념.. 30km까지 내가 목표한 기록으로 왔으면 오늘 대회는 포기하지 않는다. 오늘은 조금 여유 있게 지났으니 대회 전에 던지고 온 출사표.. “다시는 춘천에서 후회하지 않게 뛰겠다.” 는 지켜야지 하는 생각으로 이제부터 다시 시작..

 

31km를 지나면서 짧은 언덕을 몇 곳 지나면서 페이스가 확연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미리 준비한 파워젤은 이미 15, 25km구간에서 먹었고 27.5km에서 집어 온 것을 먹을까? 생각을 했는데.. 이 상태에서 먹으면 오히려 속이 좋지 않을 것 같아 급수대 바나나로 보충하기로..

 

주로는 넓어져 집중도 안되고.. 앞선 주자들이 많지 않아 함께 페이스 맞추기도 어려운 상황이고.. 상체는 계속 뒤로 넘어가고.. 32km지점을 지나면서 이제 카운트다운만 하면 되는구나.. 라고 잠시 숨 좀 돌렸지만 머리 속은 앞으로 어떤 페이스로만 가면 되..

 

사칙연산 시작~~

 

* 35km 40km : 21 57(누계 2시간 49 56), 8:40 4:15 4:29 4:31   

35km급수대에 바나나가 있으면 먹을 생각이었는데 잘못 봤는지 아무것도 없었다. 파워젤을 꺼내 먹을까? 몇 번을 생각해도 물도 없이 먹기엔 너무 부담스러운 상황..

 

응원 오기로 했던 동생들이 37.5km에 있으니 그 곳에서 보충하면 되겠지.. 라고 생각하면서 경치 좋은 춘천교육청 앞 은행나무길을 지나는 데.. 올해는 아직 기온이 많이 떨어지지 않았는지 은행나무가 완전히 물들지 않아 썰렁하고 힘든 주로일뿐..

 

머리 속은 구간을 지날 때마다 사칙연산을 하고 있고.. 응원 나온 동생들이 언제쯤 보일까? 하면서 가는 데.. 가도가도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출발 위치가 옮겨지면서 머리 속으로 생각했던 급수대, 소양교 위치가 멀어 지겹고 힘든 상황..

 

소양교를 조금 못 미쳐 이대로 가면 안될 것 같아 주로에 응원 나온 클럽 회원께 손짓으로 꿀물 한잔을 부탁했더니 흔쾌히 한잔 넘겨줘 마시고.. 이렇게 소양교를 반쯤 지날 때 응원 나온 동생들이 보이는 데 내가 예상치 않게 빨리 지났는지 그냥 보내준다.

 

* 40km 42.195km : 9 29(누계 2시간 5658), 4:45 4:44

40km급수대를 지나면서 계속된 직선주로.. 누군가는 이 구간이 탄력 받아 뛸 수 있어서 좋다고 하는 데.. 왜 이렇게 지루하고 힘들지? 라는 생각뿐..

 

머리 속엔 이미 계산이 돼 다행히 목표한 기록 안에는 들어갈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뿐 더 이상 열심히.. 힘을 쓸 수 없는 상황이었다.

 

춘천역을 지나면서 이제 41km.. 조금 더 가니 마지막 1km라는 팻말.. 200m가 참 길게 느껴진 순간.. 마지막 1km라도 열심히 뛰고 싶었지만 마음뿐 그냥 그렇게 7번째 춘천마라톤은 마무리..

 

 

▶ 마치면서..

매년 대회 후 드는 아쉬움과 미안함... 꾸준한 노력과 열정으로 운동하는 다른 분들에게 미안하고.. 난 왜?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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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http://blog.daum.net/hoyangi/484

10http://blog.daum.net/hoyangi/485

 

 

운동량은 보는 사람 기준에 따라 많고 적음은 있으니.. 이 사람 이렇게 운동하는구나.. 라고 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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