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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이야기/대회참가 후기

2013 서울국제마라톤 및 동아마라톤 후기

by hoyangi 2013. 3. 21.

 

작년 MBC아디다스 한강마라톤 대회를 지나면서 다시는 이전처럼 준비없이 참가해 포기하는 대회는 없다. 라는 다짐으로 매년 잘 뛰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춘천마라톤을 5월이 지날 무렵부터 준비를 시작했었다.

 

결과는 아쉽지만 5~6월 신발 인솔 테스터를 하면서 맞지 않는 인솔을 장착하고 무리한 덕분에 왼발 족저근막염 증상이 생겼고, 제대로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춘천마라톤도 포기하려다 일부 코스만 뛰는 것으로 정하고 다녀왔다. 이후 2013년은 제대로 뛸 수 있는 몸이 될때까지 달리지 않기로 신발, 복장도 꺼내지 않고 2달을 보냈다.

 

2013년 서울국제마라톤도 아직 발상태가 회복되지 않았고 막연히 이번에는 쉬어 가고 싶다는 생각에 접수도 하지 않고 있었다. 12월 중순쯤 여기저기에서 대회준비에 분주한 모습에 몇번을 고민하다 결국 신청하고 슬슬 준비하고 상황에 맞춰 달리는 것으로 결정했었다.

 

 

- 날씨 : 포근

- 신발 : 미즈노 웨이브 스페이서 AR2

- 배번 : S83010

- 공식기록 : 3시간 35분 8초

 

  

대회준비

 

대회 기록에 대한 목표가 없는 상태였고 2달 쉬는 동안 체중이 4kg 정도 늘어 체중부터 줄이는 것이 먼저라는 판단에 12/1월은 천천히 오래 달리기에 익숙해지는 것에 초점을 맞췄고 가능한 장거리/장시간 운동 횟수를 늘리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하루 운동하면 2~3일은 쉬어야 할 정도로 족저근막염 통증이 심한 상태였다. 가능한 저녁엔 냉찜질 같은 기본적인 보조운동은 해줬지만 진통소염제를 먹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불편함이 많이 있었다.

 

아쉬운 건 이 시기에 더 적극적으로 통증에 대처했으면 했는 데 통증이 심하면 막연하게 휴식/진통소염제 복용하고 달리는 동안에는 참는 것으로 넘기려고 했었다. 실제로 걷는 일상에는 큰 지장이 없는 상태였고 느린 페이스는 통증이 심하지 않았기 때문에 너무 간과했던 것 같다.

 

1월 말쯤 되면서 통증과 별개로 스피드를 붙여야 겠다는 생각에 꿈의 숲, 웰빙스포츠센터를 이용할 생각을 했었다. 꿈의 숲은 내린 눈으로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았고 이전처럼 주말을 이용해 토요일 웰빙스포츠센터에서 스피드+웨이트, 일요일 장거리 운동을 준비했는 데 역시 발바닥 통증으로 일요일 운동은 제대로 소화할 수 없었다.

 

가장 큰 문제는 유난히 많이 내린 겨울 눈 때문에 평일 운동할 수 있는 장소가 없었고, 발바닥 통증이 심해 빨리 달리려고 하면 통증을 줄이기 위해 본능적으로 발목을 비틀거나 평소 구사하는 착지와 다르게 뒤꿈치착지로 착지를 하려고 발을 뒤로 많이 밀려는 경향이 생겼다.

 

이를 보완할 생각으로 웰빙스포츠센터 트레이드밀을 이용했다. 주로와 비교해 통증도 적었고 떨어진 페이스 감각 익히기에도 도움이 됐다. 웨이트도 이전에 했던 것보다 횟수, 강도를 늘여 부족한 스피드를 웨이트로 극복할 생각을 했었다.

 

 

▶ 대회 전날

금요일 대회준비는 모두 해뒀고 아침 방청소 후에 점심 식사 든든히 하고 강북구민운동장에 산책을 나섰다. 금요일 저녁 4:50초대 페이스로 5km정도 뛴 것도 근육통이 생길 정도로 몸상태가 좋지 상태였다.

 

벤치에 앉아서 어떻게 뛸지.. 이런저런 생각들.. 목요일 만난 강북마라톤 회원 말씀처럼 처음부터 싱글을 목표로 해야 할지? 아니면 후회없이 초반부터 항상 가지는 목표로? 이런 생각에 혼란스러운데 싱글페이스가 어떻게 뛰어야 하는 지 모르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몸이 좋던 나쁜던지 매번 첫 목표대로 뛰다보니 다른 목표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었다. 결국 고민할 필요없이 10km정도 기록을 보고 판단하기로 결정..

 

 

▶ 출발

아무 생각없이 대회장까지 강북마라톤 회원과 같이 이동하기로 약속을 했더니 너무 이른 시간에 광화문도착했다. 이전에 함께 운동했던 분들께 인사드리고 조용히 빠져나와 평소 알고 계시던 분 찾아 다니면서 인사드리고 늦은 스트레칭하러 세종문화회관 뒷편으로 이동..

 

조깅+댓쉬로 몸을 풀어보니 햄스트링쪽이 불편한 느낌이 들었다. 이전에 착용하지 않았던 압박 스타킹 때문인 것 같은 데 물품을 보관한 상태여서 그냥 출발하기로 하고 그룹으로 이동했다.

 

 

* 0km ∼ 5km : 21분 29초

조금 늦게 그룹에 자리를 잡고 아는 분 인사드리고 A그룹을 페이스페이스 메이커를 보면서 작년처럼 자신있게 초반 어떤 페이스로 가실건가요? 라고 물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몸상태가 어떤지 알면서 그냥 물어보고 싶은 기분.. 결국 물어보지 못했고..

 

올해는 명예의 전당과 A그룹이 함께 출발한다는 안내에 오히려 잘됐다는 생각에 출발소리에 맞춰 옆주자 페이스에 맞춰 가기로 했다.

 

대회 준비하는 동안 목표 페이스에 비슷한 페이스로도 뛰어보지 않아서 가능한 실력이 비슷한 주자가 보이면 따라가는 형태로 페이스를 잡으려고 했다. 다행히 남대문을 지날 무렵 2009년부터 매년 비슷한 기록을 내는 분이 보여서 붙었다.

 

평소 같으면 출발시엔 페이스와 무관하게 좋은 기분이었는데 머리속에 페이스가 어떤지를 느껴야 된다는 생각에 1km구간 표시도 보지 못하고 뛰는 것에만 몰두하고 말았다. 결국 2km지점쯤부턴 따라 붙지도 못하고 조금씩 뒤로 쳐지는 기분..

 

기록을 보니 역시 느리다. 초반은 조금 천천히 가도 되지? 라는 위안을 삼아 보지만 4:20초대도 뛰면서 뭔가 부족한 느낌이 계속 들었다.

 

게다가 2km지점쯤 압박 스타킹 때문인지 오른쪽 아킬레스건, 햄스트링쪽이 불편해 잠시 멈춰 조금 접고 뛰었다. 몇백미터는 지나 호전되지 않아서 발목까지 접어버렸고..

 

 

 - 8:46 4:10 4:18 4:14

 

 

* 5km ∼ 10km : 21분 14초(누계 42분 43초) 

5km구간 기록을 보니 작년보다 1분 정도 늦었다. 구간 기록도 늦었지만 페이스 감각을 느낄 수 없는 상태에서 감각만 살아나면 그 리듬으로 갈 수 있을텐데.. 있을텐데.. 가 머리 속에 가득한 상태로 억지로 붙어보려고 하니 주법도 부자연스럽고 착지도 조건반사인지 발목을 비틀어 착지를 하고 있다. 어깨도 무리하게 흔들다보니 불편해 팔을 내려 몇번씩 털어줬지만 페이스를 줄이지 않으니 계속 불편했다.

 

청계천으로 접어들면서 내리막구간에서 의도적으로 페이스를 높였다. 몸이 풀리면서 감각이 살아나면 첫 구간 기록을 보충할 생각으로..  

 

7~8km지점을 지날무렵 랩타임을 보니 페이스가 들쑥날쑥했다. 몸으로 느껴질 정도로 몇백미터 구간에서도 들쑥날쑥.. 이쯤에서 10km까지 기록을 보고 목표기록을 변경하기로 결정했던 것 같다.

 

10km 구간 기록을 보니 이전 기록보다 2분 정도 뒤로 밀려 목표했던 기록은 포기하고 걷지 않고 편하게 완주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 4:20 4:04 4:18 4:11 4:19

 

 

* 10km ∼ 15km : 22분 58초(누계 1시간 5분 51초) 

10km를 반환한 이후부터는 시계를 보지 않았다.km표지판이 보이면 습관적으로 랩타임 스위치를 누르면서 그냥 몸가는대로 달리는 것으로 정하고 목표기록도 특별히 정하지 않고 걷지 않고 편하게 가는 것으로..

 

종각을 향해 올라가는 구간에서 옆으로 추월해 가는 주자들을 보면서 추월당하는 기분이 이런 기분인가? 라는 수없이 생각하면서..

 

- 8:54 9:14 4:48

 

 

* 15km ∼ 20km : 23분 25초(누계 1시간 29분 14초) 

동대문 방면으로 내리막 구간을 내려가면서는 강북마라톤 회원이 20km지점무렵 동반주한다는 얘기를 들어서 두리번거려 봤지만 보이지 않았다.

 

천천히도 아니고 몸가는대로 뛰다보니 재미도 없고.. 처음부터 불편했던 어깨가 계속 귀찮게 하고..

 

- 9:17 14:07   12907

 

 

* 20km ∼ 25km : 23분 54초(누계 1시간 53분 8초) 

지루한 신답로터리 구간쯤 왜? 오늘은 아는 사람이 지나가지 않지를 생각할 무렵 민호가 지나간다. 천천히 가자고 한마디 건냈는데 그냥 간다네.. 보내주고. ㅡㅡ

 

장안평역을 지나 언덕구간을 지나면서 또 뛰기 싫어진다. 편하게 왔는 데 조금 힘이 드니 그냥 멈추고 싶은 생각뿐.. 

 

 - 4:42 9:31 9:39

 

 

* 25km ∼ 30km : 25분 40초(누계 2시간 18분 48초) 

세종대학교, 어린이대공원 인근엔 여느때처럼 응원 나온 사람들이 많았다. 어차피 천천히 가고 있으니 이런저런 구경도 하고 손바닥도 맞춰주면서..

 

28km쯤 우이천에서 운동하는 분이 자원봉사 해준다고 해서 약속했던 버스정류장쪽으로 가보니 아무도 없었다. 아팠던 다리를 다쳐서 오지 않았다는 뒷 얘기..

 

29km지점쯤 지날무렵 휴먼레이스 아는 동생이 앉아 있어서 물어보니.. 물집이 심하게 잡혀서 포기했다고 한다. 초반 서브-3 페이스메이커를 따라 붙는 걸 봤는 데 오늘은 여기까지 참고 온 것으로 만족한다고 한다.

 

어차피 천천히 왔으니 함께 천천히 가자면서 일으켜 세웠다.

 

- 5:01 9:42 10:55

 

 

* 30km ∼ 35km : 32분 00초(누계 2시간 50분 48초) 

* 35km ∼ 40km : 31분 42초(누계 3시간 12분 40초) 

달리면서 농담도 하고 추월해 가는 사람 욕도 해가면서 재밌게 뛰었다.

 

물집 때문에 발이 아프다고 하면 조금 걷고 다시 출발.. 아는 클럽 자원봉사가 보여 꿀물 한잔, 초코렛도 얻어 먹고..

 

잠실대교에 올라서는 사진찍는 분들 앞에서 포즈도 취해보고..

 

 

- 11:18 14:30 6:09 18:23 5:55 7:23

 

 

* 40km ∼ 42.195m : 12분 48초(누계 3시간 35분 8초) 

40km지점을 지나면서는 이렇게 달리는 게 너무 사치스럽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추월해 가는 분들 얼굴을 보면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습이 보이는 데 농담하면서 웃으면서 뛰고 있는 나와 너무 비교 모습에 미안한 생각까지 들 정도로..

 

이렇게 2013 서울국제마라톤은 끝.. 재미없게..

 

- 5:29 7:19

 

최종기록 : 3:35:8초

 

 

마치면서..

첫 시작이 문제였는지 과정이 문제였는지 준비하는 동안 괜찮겠지? 라는 생각으로 준비를 했던 것 같다. 작년 MBC아디다스한강마라톤 이후 포기하지 않겠다는 다짐은 지켰지만 문제가 있다는 걸 알면서 적극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아직도 대안만 찾으려는 모습..

 

2013년 마라톤은 아직 재미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