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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고 싶은 이야기/나누고 싶은 이야기

100번째 헌혈...

by hoyangi 2009. 9. 13.

30번을 은장을 받기 위해 50번은 금장을 받기 위해 100번은 왜 했을까? 기분이 좋으면 좋아서 가고 우울하면 기분전환을 위해서 가고 TV보면서 사회적책임에 충실하는 사람들을 보면 반성하면서 가고..

이래서 100번을 다녀왔다.

한달 전, 적십자 홍보실에서 100번 기념으로 기사화하고 싶다는 촬영협조를 받았었다. 헌혈에 대해 나름의 사회적 참여의 한가지 방법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하게 비쳐지는 것 같아 거절을 했었는데 2주후에 "KBS 다큐멘터리 3일"이라는 프로그램에서 구로헌혈의 집을 배경으로 헌혈을 참여하는 분들을 주제로 방송을 했었다.

우연히 시청하면서 마라톤동호회 회원이 라디오 전화인터뷰를 하고 출연료 받았다는 얘기가 생각나 아쉽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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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11월 27일 수요일, 어떤 날이었을까? 음력으로 생일을 보내니 생일날이라는 의미로 헌혈을 한 것 같지는 않다.

고등학교 2학년이었고 지금처럼 단체헌혈도 많지 않던 시절이었고.. 그렇다고 학교 앞에 있는 대학교 헌혈차량을 이용했나하고 살펴보니 서울동부혈액원 지역에서 했다. 90년 중반무렵, 지하철 미아삼거리 입구에 혈액원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고등학교 시절 기억으로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더구나 학원을 성북동쪽으로 다녔기 때문에 지하철보다 버스를 많이 이용할때였고.. 기말고사 기간과 비슷한 때인 것으로 추측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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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회까지는 아프지 않고 주사바늘의 감촉이 좋았다. 하지만 양팔 혈관 이곳저곳에 바늘의 흔적이 남으면서 이제는 고개를 돌릴 수 밖에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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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이 튜브를 통해 빠져 나가면 내 피도 뜨거울까? 만져보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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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회까지 오면서 많은 간호사들을 만났다. 가장 기억에 남는 간호사는 대학시절 헌혈차량에 있던 분으로 헌혈을 하는 동안 옆에 앉아 내 손을 포근이 잡아 주었다.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나도 아무 느낌없이 가만히 잡고 있었다. 이 분과의 인연은 학교에서 몇차례 더 있었고 헌혈을 미친 후 혈액팩을 만져 볼 수 있도록 해 주었다.

그래서 내 피도 포근하다라는 것을 알았다.

그 분을 특별히 생각하는 이유는 졸업 후, 개인적인 일로 비오는 신사역 부근을 지나가게 되었고 시간이 있어서 잠시 들린 헌혈차에서 1년만에 다시 한번 만났다.

반가웠지만 직업상 많은 사람을 만나기 때문에 날 기억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전처럼 헌혈을 하는 동안 내 옆에 앉아 이런저런 얘기로 지루함을 달래줬다. 손은 잡지 않았지만..

헌혈을 마칠때 쯤 이런저런 인연이 있었다고 말하니 웃음으로 화답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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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에 남는 또 다른 간호사는 군제대 후 집 근처 미아삼거리역에 있어던 혈액원에서 만난 간호사다. 복학을 준비하던 시기에 일요일 교회를 가기 전에 들리고 했던 곳으로.. 그 분은 첫 출근에 첫 헌혈자가 나였다.

그 분과의 특별한 인연은.. 너무 긴장해 주사바늘이 혈관을 관통해 어떻게 하지 못하고 몇분간 꼼짝도 하지 않고 내 얼굴만 쳐다 보고 있었다. 대퍅 5분 정도를 내 얼굴만 쳐다 보더니 혈액원 수간호사로 보이는 분께 도움을 요청해 다시 주사바늘을 꽂고 헌혈을 마칠 수 있었다.

이것보다 더 기억에 남는 것은 혈액원을 나가면서 들은 말이다. "다음에 오시면 더 잘해 드릴께요~"

다시 가야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이 되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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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는 분들은 더 많지만 마지막으로 수유혈액원의 근무하시던 분이다. 3년전쯤 마라톤이라는 것을 시작하면서 토요일 오후 운동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자주 들리면서 인연이 되었다.

헤모글로빈 수치가 안정적이지 않아 "잘 드시고 잠 좀 푹 주무세요."라는 말을 자주 들었는데 마라톤을 한다고 하니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던 것 같다. 아쉽게 침치료를 받으면서 1년 헌혈배제 대상이 되었고 그 분도 다른 곳으로 이동근무하게 되서 인연은 끝났지만 다른 분들과 다르게 개인적으로 전화까지 주셔서 감사인사를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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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100번은 수유혈액원에서 하고 싶었다. 이유는 2년전에는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어 혈액원 게시판에 붙여 주셔서 그 정도는 관심을 받아도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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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을 해 오면서 조금씩 변한 헌혈증들을 모아 찍어봤다. 바코드를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제질과 디자인이 좋아진 것 같다. 주민등록번호 기입되 없어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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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번째 증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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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번째 감사 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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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번째 검사결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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