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팀살로몬 선발전을 중 해외 팀살로몬 선수들의 동영상을 보면서 우리나라엔 설악산 서북능선+공룡능선 코스가 이들을 흥분시키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물론 매년 지리산, 설악산 종주 산행을 다니고 있어 친근한 이유도 있겠지만 높은 곳에 올라가는 걸 좋아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너덜길 구간이 많고 힘든 이 코스를 택한 이유는..
그곳에 가면 어떨까? 그냥 가고 싶다! 재밌을 것 같다!
생각은 이랬지만 코스에 대한 위압감(?)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했다. 이 코스를 당일, 대중교통으로 다녀오고 싶다는 생각은 작년에 처음했지만..
코스를 나누면 쉽게 대중교통을 이용해 부담없이 다녀올 수 있는 곳인데.. 이렇게 긴 코스를 평소 생각대로 대중교통으로 당일에 모두 다녀온다는 생각은 쉽게 하지 않을 것 같고.. 산을 오랫동안 다닌 사람들도 한목고리로 부정적인 답변들을 할 것 같다.
여하튼 혼자 갈 생각에 한달 정도 주말에 트레일러닝을 평소보다 조금 더 길게 했고.. 다행히 믿을만한 후배도 한명 동행하기로 하고 출발..
1. 일시 및 장소 : 5월 22일, 7:50분쯤..
2. 산행 코스 : 장수대분소-대승령-귀때기청봉-한계령삼거리-끝청-중청-대청봉-희운각대피소-공룡능선-마등령-비선대-소공원
- 비선대를 내려오면서 휴대폰 배터리가 없어 약 3km정도 끊긴 상태..
서북능선의 귀떼기청 너덜길, 한계령, 공룡능선, 마등령을 뛰고 싶다는 생각으로 나섰던 이번 코스..
3. 산행 소요시간 : 약 8시간 50분 정도..
처음 생각했던 시간은 6~7시간 정도? 이 정도면 가능하겠지? 라는 생각을 했었다.
이유는 매년 6월 설악산 종주 트레일러닝을 하는 마라톤클럽, 트레일러닝 대회의 상위권 기록이 - (한계령~한계삼거리~중청~대청~희운각대피소~공룡능선~마등령~비선대~소공원) - 4시간 초/중반대고 전체적으로 초, 중반에 업힐 구간이 많은 코스이기 때문에 초, 중반인 중청대피소까지만 잘 보내면 공룡능선 이후는 템포런 형태로 앞서 밀릴 시간을 충분히 보충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 이후 코스를 조금 더 자세히 확인 후 초반 대승령, 귀때기청 구간을 고려해 7~8시간으로 수정..
- 실제소요시간은 8시간 50분 정도로 계획보다 1시간 정도 더 소요됐다.
이유는 마등령구간부터 체력적인 부담도 많았고.. 서북능선을 지나 한계령구간부터 끝청까지 등산객이 몰리는 시간대에 진입하면서 제대로 뛸 수 있는 구간에서 걸을 수 밖에 없었다.
아래 사진에도 볼 수 있지만 공룡능선 초입에도 등산객이 등산로를 막고 쉬는 경우가 많아 제대로 뛸 수 없었다.
3. 준 비 물
코스 내에 물 보충할 곳이 없기 때문에 500리터 2개 준비했고.. 중청에서 별도로 구입하거나 희운각대피소에서 보충할 생각이었다.
- 한통은 출발 전 미리 마셨고.. 이전엔 몰랐는데 중청대피소 취사장에 물 보충이 가능했다.
그외 에너지젤은 2개 정도면 충분할 것 같아 일행 것 포함 4개.. 힘들 때 도움이 될 것 같아 발포비타민 2개..
중간 보급은 인절비 3조각..(콩고물 묻히지 말고 3등분해 달라고 부탁한..)
- 이동하는 동안 휴게소에서 아침식사를 했고 중간보급으로 1개만 먹었다.
4. 교 통 편 :
계획은 이전처럼 대중교통을 이용할 생각이었는데 동행하기로 한 후배가 자차를 이용하길 원해 자차로 장수대분소까지 이동..
-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싶다면 링크 확인.. http://blog.daum.net/hoyangi/585
동서울터미널 첫차를 이용해 장수대분소에 도착하면 8시 50분쯤이면 장수대를 오를 수 있다. 이번엔 자차를 이용했지만 가평휴게소에서 아침식사, 장수대에서 장비 점검으로 7시 50분에 장수대분소를 지났다.
-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인제터미널에서 약 15~20분 정도 정차를 하기 때문에 인근 식당, 김밥 등으로 아침식사 가능하다.
이번엔 장수대분소에 주차를 했기 때문에 후반에 더 조급할 수 밖에 없었다. 소공원으로 내려와 속초시외버스터미널까지 이동해 다시 장수대까지 와야 하는 상황인데 속초~장수대 교통편이 많지 않고 19시쯤에 막차가 운행하기 때문에 자칫 차량 회수가 불가능할 수 있다.
만약.. 다음에도 자차를 이용한다면.. 차라리 조금 일찍 출발해 소공원, 물치항쯤에 주차를 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장수대로 이동하는 방법을 이용할 것 같다.
이유는.. 피곤한 상태로 소공원에서 속초시외버스터미널까지 이동해 장수대로 이동하는 방법이 불편하고 차량 배차간격을 맞추기가 어렵기 때문에..
- 속초터미널, 속초시외버스터미널이 다른 곳인데 조회를 해보면 속초터미널에서도 장수대까지 교통편이 있다고 나오는데 실제 물어보면 없다고 하고.. 속초시외버스터미널은 사전예약이 되지 않아 현장에서 발권하고 대기를 해야 한다.
속초시외버스터미널에서 의아했던 부분은 앞차가 출발해야 다음 차량의 발권이 가능한 것이었다.
주말 등산객, 외출/박 나온 군인, 가족들이 많이 이용객들이 많은데 예약이 되지 않는 이해하기 힘든 상황..
- 출발 : 장수대분소
이른 시간임에도 앞선 등산객들 차량이 3~4대 있었다. 이곳을 지나면 중청대피소까지 중간 보급할 수 있는 곳이 없으니 앞서 자판기에서 음용수를 구입하는 것이 좋을 것 같고 화장실도 한번 더 다녀오길 권하고 싶다.
가볍게 몸풀고 출발.. 울창한 나무숲 사이로 돌길을 따라 첫 목적지인 대승폭포를 향해서..
장수대분소를 초입을 지나 대승폭포 전 중간지점부터는 위 사진처럼 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부담스러운 구간이다.
대승폭포에 이를쯤엔 뒤편(가리봉) 풍경이 좋으니 한숨 한번 쉬고 가고 싶을 때 한번쯤 뒤돌아 보는 것도 좋을 듯..
- 가리봉의 풍경이 일품..
- 대승폭포.. 장수대부터 0.9km..
가뭄이 길어 아쉽게 시원한 폭포수의 모습을 볼 수.. 들을 수 없어 아쉬웠지만 맞은 편으로 보이는 시원한 풍경으로 위안을 삼고.. 서둘러 대승령고개로..
대승폭포를 지나 대승령삼거리 가는 길.. 전체적으로 무난한 편이지만 중,후반부에 이르러 당연하듯이 언덕구간..
대승령고개에 이르는 구간의 분위기는 어둡고 음침하기도 하고.. 위 사진 속처럼 밝고 아늑한 느낌이 들기도 하다.
- 대승령 삼거리(누적거리 2.7km, 1.8km, 45분 소요)
- 일반적인 산행코스로 다녀올 경우 장수대~대승령삼거리까지 약 2시간 정도 계획한다. 전체적으로 언덕구간이긴 하지만 무난한 흙길, 돌길이어서 가능한 뛰었다.
좌/우측으로 12선녀탕, 앞으로 가야 할 서북능선을 볼 수 있다.
다음은 1408봉 방면으로..
대승령고개에서 1408봉까지는 여느 트레일러닝 코스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업다운 구간에 숲길.. 간혹 철계단이 있고..
이 구간의 느낌은 1408봉에 가까워질수록 뒤쪽으로 12선녀탕, 남교리 방면의 풍경과 앞으로 가야 할 서북능선의 풍경이 조금씩 뚜렷해지는데 앞으로 가야 할 부담감보다 풍경에 조금씩 묻혀 가는 것 같다.
- 1408봉에 이를쯤 사방 풍경이 아주 좋으니 앞만 보지 말고 잠시 즐기는 여유도 가지길..
- 1408봉(이동거리 2.3km, 47분 소요/누적거리 5km, 누적 소요시간 1시간 32분)
1408봉의 주변 풍경.. 사진으로 담는게 아깝다.
지날수록 대승령고개의 모습은 사라지고 멀리 남교리 방면의 능선이 선명해진다.
다음은 귀떼기청 방면으로..
1408봉을 지나면서.. 서북능선도 조금씩 선명해진다.
1408봉을 지난 초반은 무난..
본격적으로 서북능선의 중반부를 지날쯤엔 해외 트레일러닝 동영상에서 볼 수 있는 웅장한 능선의 모습이 선명하게 보인다.
서북능선의 풍경에 반할쯤.. 서북능선의 속살인 너덜길이 시작된다.
조금 지나면.. 멀리 공룡능선의 한면도 보이고..
- 귀떼기청봉(이동거리 2.8km, 58분 소요/누적거리 8.7km, 누적 소요시간 2시간 30분)
이 구간부터 오늘 계획했던 트레일러닝의 기분이 들었다.
귀떼기청을 지나 한계령 방면으로 초입은 풍경이 일품이다.
앞으로는 늦은 철쭉이 조금 남아 있고.. 멀리 한계령, 끝청 능선이.. 옆으로 내설악의 풍경이.. 뒤편으로 여전히 지난 능선의 풍경이 남아 있고..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색다른 능선의 모습..
매년 이때쯤 연례행사로 설악산 종주 러닝을 다니고 있는 수지마라톤 클럽 회원을 만났다.
이런 너덜길을 뛰면서 헛웃음에.. 자칫 잘못 디디면 어딘가 부러질거라는 이상한 생각도 하면서 폴짝폴짝..
- 한계령삼거리(이동거리 1.6km, 30분 소요/누적거리 10.3km, 누적 소요시간 3시간, 휴식 7분)
첫 휴식지였던 한계삼거리.. 이때까지 좋았는데.. 여름 초입을 느끼기 위해 설악산은 찾은 분들을 보면서..
끝청을 향해 출발..
설악산의 풍경 중 끝청에서 바라본 모습을 가장 좋아하는데 한계령~끝청까지 구간은 답답하다.
능선 옆을 따라 걷지만 가려진 길을 따라 가야해서 어둡고 답답하게 느껴진다.
끝청에 이를쯤 시원한 풍경이 열리지만..
- 끝청(이동거리 4.2km, 1시간 소요/누적거리 14.4km, 누적 소요시간 4시간 8분)
이 곳이 좋다. 끝청..
끝청에서 당겨 본 서북능선의 모습..
한계삼거리에서 끝청까지 구간은 뛰기에 무난한 편이다. 하지만 등산로가 좁은 편이기 때문에 등산객과 마추치는 구간이 많기 때문에 좀처럼 쉽게 페이스를 올리기 어려운 구간이면서 페이스가 출렁거리기 때문에 부담스러운 구간이기도 하다.
중청으로..
중청대피소.. 멀리 대청봉..
중청대피소에서 본 공룡능선, 마등령 방면.. 앞으로 가야할 곳인데 웃으면서 찍은 걸보니 아직 몸은 괜찮았구나..
설악산에 오면 이곳에서 한컷은 남겨야지요~
- 대청봉(이동거리 1.8km, 1시간 소요/누적거리 16.2km, 누적 소요시간 4시간 44분)
앞선 등산객들이 줄지어 사진을 찍고 있어.. 잠시 양해를 구하고 후다닥 한컷 찍고 내려왔다.
중청대피소에서 대청봉까지 짧지만 부담스러운 구간인데 뛰어 오르니 쳐다 보는 눈길이 많았다. 그래도 할 건 해야지 하면서 내려오는 길에 바라 본 중청대피소..
중청대피소 앞에서 사진 몇컷 찍고.. 대피소에서 물 보충.. 볼일도 보고.. 페이스북에 도착신고도 하고..
- 약 13분 정도 휴식..
희운각대피소 방면으로..
소청 앞에서.. 설악산에서 하루 쉬어가고 싶으면 소청을 권하고 싶다.
이른 아침 눈을 떴을 때 보이는 풍경이 일품..
소청으로 가는 갈림길.. 희운각대피소는 직진..
희운각대피소로 가는 길은 내리막.. 내리막.. 돌길.. 돌길..
- 희운각대피소(이동거리 2.5km, 31분/누적거리 18.7km, 누적 소요시간 5시간 29분)
중청대피소에서 대청봉을 오르지 않고 앞서 내려갔던 후배를 만났다. 같이 끝가지 갔으면 했는데 양폭대피소 방면으로 내려가는 걸로 결정..
희운각대피소에서 마지막 물보충하고 세수도 하고.. 갈림길에서 마지막 고민을 한 후 공룡능선으로 진입..
아직까지 좋았지만.. 동행했던 후배와 헤어지면서 슬슬 지루해지기 시작..
이 구간을 지나면 고민하면 안된다.
앞으로 혼자인데..
공룡능선 초입에 자리 잡은 등산객들.. 길을 막고 앉아 있으면서 본인들이 둔 스틱을 뛰어 넘는 나를 보면 싫은 소리 하는 건 무슨 이유일까?
슬슬 힘들어 지는지 사소한 일에 조금씩 민감해졌다.
공룡능선의 보통 모습..
멀리 서북능선의 모습이 한편에 자리 잡고 있지만 항상 있었던 것처럼 무덤덤..
그냥 공룡능선은 힘들다.
가볍게 다녀왔을때.. 좋았던 곳인데 저 곳만 넘으면 끝이길 바라는 마음만..
여기.. 정말 힘들었다.
몇백미터 되지 않은 구간인데.. 슬슬 체력적으로 부담스럽기도 했고.. 기온이 올라가면서 더 힘들게 했던 시점..
이쯤되면 오르막이 더 편해진다.
뛰지는 못해도 지긋히 오를 수 있어서.. 내리막은 뛰어야 하는데 뛰면 다리에 오는 부담감이 그대로..
여전히 풍경은 일품..
오르고 오르고.. 수차례 공룡능선을 다녀왔지만 이번만큼 이 코스가 힘들었던 적이 없었다. 비가 올때도 그럭저럭 기분이 좋았던 곳인데..
- 마등령삼거리(이동거리 4.5km, 1시간 56분분/누적거리 23.3km, 누적 소요시간 7시간 26분)
이쯤이면 거의 다 왔다. 라고 생각에 한숨 돌려도 되는데.. 비선대를 내려가는 코스가 머리 속에 그려져 짜증 짜증모드..
게다가 소공원에서 속초로 이동해야 할 교통편 시간대 맞춰야 할 시점이라 부담감이 더 들었다. 이후부터는 그냥 아무생각없이 차 시간 맞춰야 한다는 생각이 미치도록 뛰었던 것 같다.
마등령이 고개인데.. 왜 또 오르막이 있냐? ㅡㅡ
설악동 방면의 풍경..
이름이 가물가물.. 공룡능선을 찾을 때 단골집처럼 찍는 포토포인트..
힘들어 DG겠는데 사진은 왜?
다 왔다.
이후 사진은 휴대폰 배터리가 없어서 없다. ㅡㅡ
- 소공원, 버스정류소(이동거리 6km, 1시간 25분/누적거리 29.3km, 누적 소요시간 8시간 51분)
■ 집으로 돌아 오는 길..
이번 코스가 대중교통을 이용해 당일 다녀올 수 있는 가장 힘들고 긴 코스라고 생각하고 있어 뿌듯한.. 우쭐한 기분도 있는데 너무 힘들어 한동안 쉬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돌아오는 길 지하철 안에서 발, 신발에 남겨진 긴 시간의 흔적을 보면서..
- 다음에..
누군가 함께 한다면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promise me that you'll never give up....
no matter how hopel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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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그렇듯이 가기 전.. 다녀온 후 대충 정리해 둔 메모.. 그냥 끄적인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