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운동목표를 달성하는데는 재능과 행운도 어느 정도 관여를 하겠지만, 그보다도 빨리 달리는데 기여하는 조건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우리 몸의 모든 육체활동은 각기 서로 관여하는 정도는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스테미나, 지구성, 템포런, 속도와 근력의 주요 5가지 달리기 능력을 바탕으로 하여 체력과 자세, 체중, 속도 등이 마라톤 대회에서의 완주속도의 주요 결정요인이 되고, 장거리 달리기, 젖산역치훈련, 체중조절. 속도훈련, 회복주 등의 균형된 훈련을 통해 실제 대회에서의 속도향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더 빨리 달리는 훈련을 더 잘 하기 위해서는 주요 달리기 능력인 스테미나, 지구력, 템포런, 속도와 근력의 주요 5가지 달리기 능력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 달리는 중간에 멈추거나 걷지 않고 정해진 거리를 끝까지 달릴 수 있는 능력이 스테미나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장거리 달리기의 개념과 같은 말로 최대심박수의 70% 미만의 강도로 숨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의 가벼운 달리기를 가리킨다. 즉 속도가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 달리는 거리가 열쇠가 된다. 장거리 달리기는 천천히 오래동안 멀리까지 달리는 훈련인데, 마라톤 경기에서 거리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장거리 달리기가 가능한 지구력을 향상시킴으로써 완주에 대한 자신감을 고취시키기 위해 실시한다. ''천천히''라는 말이 의미하듯이 목표로 하는 먼거리를 쉬지않고 달릴 수 있도록 적절한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훈련의 핵심이다. 보통 평소의 마라톤 속도보다 km 당 30초~1분 정도 느린 속도가 자신의 장거리 훈련에서의 이상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장거리 달리기의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불필요한 움직임에 따른 에너지 낭비를 줄이는 것이다. 그런 불요불급한 에너지를 줄이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른 자세이며, 자세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몸통의 안정성이다. 몸통이 과도하게 흔들리면 어깨가 움직일 뿐만 아니라 엉덩이 관절도 불안정해져서 앞으로 도약하는 힘이 약해진다. 앞으로의 도약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강한 몸통 뿐만 아니라 발목관절의 신축력이 중요하다. 발목관절이 많이 펴질수록 달리는 보폭이 커지고 그만큼 좋아지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뒤꿈치를 든 상태에서 무릎을 높이 들며 달리는 훈련을 하면 도움이 된다.
우선 준비운동을 하고, 약 50m 정도의 평탄한 지면을 선택한다. 인조트랙이 좋으며, 운동장이나 잘 손질된 공원이 훨씬 더 좋지만, 포장도로는 안된다. 군중 속에서 아는 사람을 찿을 때처럼 두 발의 뒤꿈치를 들고 발의 볼로 우뚝 선다. 이것이 준비 자세이며 1회 반복이 끝날 때까지 뒤꿈치가 지면에 닿으면 안된다. 초당 두 걸음을 옮길 정도로 빨리 달리는데, 허들선수가 달리듯이 무릎은 허벅지가 지면에 수평이 될 정도로 높이 들도록 집중한다. 달리는 동안 팔은 정상적인 달리기 자세로 자연스럽게 흔들고, 상체는 똑바로 우뚝 세운다. 피곤해지면 근육 피로 때문에 몸이 허리와 무릎에서 기울어지게 되는데, 이런 상태가 되면 훈련을 중단해야 된다. 발가락은 아래로 향하게 하지 않고 위로 당기며, 이러면 각 발걸음마다 종아리 근육을 조기 긴장시켜 발이 지면에 머무르는 시간을 1초 이내로 줄일 수 있다. 조기 긴장은 중요한 개념인데, 근육의 플라이오 메트릭한 반응이 향상되어 근력 향상의 한 형태를 만들어 주어 결국에는 더 빠른 달리기를 가능하게 한다. 이런 훈련은 한 자리에 서서도 할 수는 있지만, 가능하면 1미터당 5발걸음 정도로 천천이 앞으로 나가면서 실시하는 것이 정상적인 방법이다. 전방 이동은 천천히 되더라도 아래 위의 리듬은 빠른 보속을 유지해야 한다. 평소에 런지 훈련을 하는 것도 이 자세의 유지에 관련하는 근육들을 강화시킬 수 있어 도움이 된다. 이런 훈련만으로도 보폭이 커지고, 결론적으로 같은 보속이라도 더 멀리 이동할 수 있게 되지만, 보속까지도 빨라진다면 속도 향상에 금상첨화일 것이다. 또 장거리를 달린 다음 날은 완전 휴식을 취하고, 둘째날은 가벼운 달리기, 셋째날은 짧은 거리의 속도훈련을 한다. 장거리 달리기는 2주 간격으로 하는 것이 부상이나 피로의 위험이 적으며, 장거리 훈련을 한 다음 주는 20km전후의 달리기로 감각을 유지하는 정도가 좋다.
이 스테미나 훈련과 달리 불편하지만 끝까지 일정한 대회 속도를 지속할 수 있는 능력이 지구성이다. 각 코스 종목의 중후반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불편감을 극복하는 것이 지구성 훈련이지만, 훈련에서는 실제 대회에서와 같은 수준의 피로감을 유발해서는 안된다. 반대로 스테미나 훈련은 인식할만한 불편감을 유발하지 않아야 하고, 그렇게 훈련을 마쳤다면 충분한 거리 적응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대회 속도로 편안하게 달릴 수 있는 능력이 템포런이다. 지구성이 대회의 중후반부의 불편감을 조절하기 위한 훈련이라면, 템포런은 대회 초반의 기분좋은 속도 유지 능력을 의미한다. 이것은 대회에서 얼마나 빨리 달릴 수 있는가를 결정하기 때문에 개인 완주 시간을 줄이려는 주자들은 반드시 해야할 가장 중요한 훈련이 바로 템포런이다. 대회에서 빨리 완주하기 위해서는 빨리 달리는 훈련을 해야 한다. 대회 전반부를 편안하게 달리기 위해서는 템포런 훈련에서 그만한 거리를 같은 강도로 전체 거리를 달리기는 힘들기 때문에 빠른 달리기와 짧은 휴식구간으로 구성된 인터벌 훈련이 도입되게 되었다. 만약에 마라톤 대회에서 전반에 피로감을 느낀다면, 템포런 훈련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너무 짧은 거리를 전력질주한다면 대회 속도보다 더 빨리 달리게 되고, 그것은 속도훈련이지 템포런이 아니다. 또한 너무 먼 거리를 빠르게 달리면 끝까지 불편감없이 속도를 유지할 수 없고, 그러면 지구성 훈련이지 템포런 훈련이 되지 않는다.
템포런의 일종인 젖산역치 훈련은 빨리 달리면서도 근육 내에 젖산은 적게, 탄수화물은 많이 축적하고, 지방의 소비를 증가시키기 위하여 실시한다. 30분 이상 지속되는 지구성 운동을 하게 되면 운동 근육에서 탄수화물의 대사 산물인 젖산이 생산되어 근육, 심장, 간, 신장 등에서 제거되는데, 혈액속의 젖산의 생산과 제거가 균형을 이루어 유지되는 것이 개인적인 젖산역치이다. 운동강도가 증가되면 젖산의 생산과 제거가 빨라지다가 어느 순간에는 제거속도가 생산속도를 따라가지 못하여 혈액 속에 젖산이 축적되면서 에너지 생산에 관여하는 효소의 작용이 억제되어 다리가 무거워지며 달리는 속도가 늦어진다. 젖산역치가 높으면 그만큼 심장에서 운동근육으로 산소를 운반하고, 근육의 유산소적 에너지 생산능력이 증가되기 때문에 우수한 장거리 주자가 될 수 있다. 우수한 마스터스 마라토너들의 젖산역치는 자신의 최대산소요구량의 75-80% 수준이며, 엘리트 선수의 경우는 최대산소 섭취량의 88-90%수준이라고 보고되고 있다. 젖산역치 훈련은 통상 초급자는 자신의 10km나 1시간 달리기, 경험자는 자신의 하프마라톤 대회 속도와 가장 근접하다.
템포런과 달리 속도 훈련은 대회 종반에 각자가 필요로 하는 만큼 짧은 거리를 바람처럼 치고 나갈 수 있는 능력으로 연장된 노력이 아니라 기술적인 면이다. 속도훈련에는 대회 속도보다 더 빠른 달리기가 수반되어야 하고, 피로함에도 불구하고 대회 속도 이상으로 가속할 수 있어야 하고, 가까이 있는 경쟁자를 뿌리치고 나갈 수 있는 능력의 주요 결정요인이 무산소성 산증이다. 속도 훈련은 대회 종반과 비슷한 피로감이 유발된 상태인 템포런 훈련 마지막에 부분에 붙여서 하는 것이 더 좋은 훈련을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템포런 마지막에 1km 정도를 대회 속도보다 빠르게 달린 후에 훈련을 마치면 된다.
속도훈련은 장거리 달리기에서 필요한 힘과 빠른 달리기에 필요한 다리 근육들의 협응력을 키우기 위해 실시하는데, 400m의 트랙을 실제 경기 속도와 비슷하거나 혹은 1분 30초 전후의 속도로 달린 후 60~90초를 휴식하거나, 200m를 40초간 전력질주로 달리고 2분간 휴식하는 하는 식으로 반복하는 훈련을 하게 된다. 젖산의 생산과 제거가 균형을 이루는 젖산역치 속도보다 km당 수 초 더 빠르게 반복하여 계속 달리는 이런 방식의 인터벌 훈련이 젖산역치도 최대로 향상시킬 수 있다.
사람들은 한번 운동을 시작하면 매일 일정시간 꾸준하게 해야 한다는 오해 때문에 섣불리 장거리 달리기를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들에 의하면 꾸준한 운동보다는 일정 간격을 두고 하는 인터벌 훈련이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즉 적절한 휴식기를 통한 회복으로 더 강도 높은 훈련이 가능하게 된다는 말이다. 매주 3~5일을 운동하면서 한번에 20~30분 동안 휴식없이 최대 심박수의 60~85% 수준의 운동 강도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며, 호흡이 안정된 다음에 60초 이내의 강도높은 유산소 동작을 하면, 심폐기능이 더 향상되고 상황에 따른 심박수의 변화가 더 유연해지며, 기분이 좋게 전환되고 면역기능이 더욱 향상되며, 혈압도 떨어진다.
근력은 힘을 빼고 대회 속도로 달리기에 충분한 능력을 의미하며, 템포런이 목표로 하는 특정 대회 속도로 편안하게 달리는 것이라면 근력은 힘을 빼고 생체역학적인 측면에서 경제적으로 달리는 것이라고 하겠다. 예를 들어 km당 5분에 달리는 두 주자가 있는데, 힘을 빼고 편한 자세로 일정한 속도로 달리는 사람은 근력이 강한 사람이지만,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억지로 최대로 힘들게 달리는 사람은 근력이 약한 사람이다. 근력을 강화시키는 전통적인 훈련 방법은 언덕훈련으로 종아리, 발, 아킬레스 건에 부가적인 스트레스를 가함으로써 언덕을 달려 올라갈 때 주자들이 느끼는 스트레스는 평지에서 빨리 달리려고 할 때 느끼는 것과 똑같기 때문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장거리 달리기 다음으로 좋아하는 훈련이 언덕훈련이다. 언덕달리기는 자신의 체중을 이용한 일종의 중량운동이지만, 꾸준히할 경우 1~4%의 경기력 향상이 있다는 보고가 있다.
언덕훈련은 중력에 대항하여 다리로 하여금 체중을 위쪽으로 밀어올리게 함으로써 어떤 저항성 기구보다도 더 마라톤과 유사한 상황을 만들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중량운동보다 심혈관계를 더 효과적으로 운동시킬 수 있다. 언덕훈련은 하체근력 강화, 심혈관계 기능 향상, 착지시의 충격감소로 트랙에서 하는 인터벌 훈련이나 다른 속도훈련보다 부상 위험이 더 낮다. 언덕 훈련의 최대 장점은 바로 언덕에서 더욱 더 잘 달릴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지만, 언덕에서 더 잘 달릴 수 있다는 것은 평지에서도 더 잘 달릴 수 있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우리가 헬스 센터에서 하는 웨이트 트레이닝은 제한된 근육을 강화시켜 주지만, 언덕 훈련을 하면 달리는데 필요한 전체적인 근육이 강화된다.
언덕 훈련은 달리는데 필요한 근육들, 대퇴사두근과 슬굴곡근, 특이 종아리 근육들을 강화시키며, 종아리 근육이 강해지면 몸을 앞으로 도약시키는 발목의 지렛대 역할이 향상되어 보폭이 증가되고 발걸음이 빨라져서 속도가 빨라진다. 언덕을 치고 올라가는데 사용되는 근육들은 실질적으로 스프린트에 사용되는 근육들과 같은 근육들이기 때문에 언덕훈련을 하게 되면 전력질주와 관련된 근육들이 강화되어 속도가 향상되는 것이다. 그 외에도 언덕훈련을 하면 무릎 주위의 근육들이 강화되어 무릎 부상을 감소시키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서울 근교에는 북한산, 청계산, 우면산의 능선길이나 하남시에서 남양주까지 이어지는 검단산-용마산 능선길이 있으며, 아스콘 포장이긴 하지만 왕복이 가능한 남산 산책로도 아주 좋은 언덕훈련 코스이다.
언덕 훈련은 처음에는 가볍고 점진적으로 시작해야 한다. 남산 산책로의 경우 편도 3km인 언덕길을 주 1회, 한번에 3~4회 달려본다. 통상적으로 150~200m의 언덕이 5~6개 정도 있는 코스가 훈련에 적당하며, 매주 1회씩 증가시켜 총 10회 정도 하도록 한다. 이런 훈련은 대회 참가 3주 이내에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언덕훈련의 요체는 평소의 장거리 속도로 변화없이 꾸준하게 달리는 것이 중요하다. 한 발 내디딜 때마다 "칙-칙-폭-폭-"하면서 언덕을 힘들게 올라가는 기관차를 연상하면 리듬과 보폭을 일정하게 유지하기가 쉽다. 좋은 자세는 시선은 바로 수m 앞을 보면서 목이나 어깨의 힘을 빼고 무릎을 적당히 올려 보폭을 좁고 빠르게 하며, 팔을 앞뒤로 강하게 흔들면 더 쉽게 위로 향하는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
언덕훈련은 언덕을 효율적으로 가능한 한 달리는 리듬의 최대한 유지하면서 올라가기 위해 자신과 협상을 한다고 생각하자. 언덕이 뒤집어져서 그 곳에 마치 없는 것처럼 생각하자. 상체를 이완시키고 다리의 움직임에 집중하자. 상체를 앞으로 숙이면 올라갈 때 허벅지를 충분히 들지 못하게 되어 발걸음에 변화가 오게 된다. 오르막이건 내리막이건 중력에 대항하기 가장 좋은 자세는 가상의 수평에 대해 수직이 되는 자세, 즉 머리, 가슴, 엉덩이, 다리가 일직선이 되는 자세이다.
평지를 달리다가 경사기 시작되면 점차 달리기가 힘이 들게 된다. 경사가 더 심해지면 무릎을 들고 매 발걸음마다 힘껏 땅을 밀어내는데 집중한다. 평지에서의 리듬을 유지하는데, 평지와 같은 속도를 내기보다는 숨을 쉴 때의 힘든 정도가 평지와 비슷하게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오르막 경사가 심해질수록 속도를 조금씩 줄여 마지막까지 갈 힘을 절약하고, 팔치기를 조금 세게, 빠르게 하여 원래의 리듬을 유지하여야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 팔의 움직임이나 힘이 증가되지 않도록 한다. 경사가 아주 심해지면 허벅지가 거의 수평이 될 정도로 높이 들어야 하며, 엄지발가락으로 강하게 지면을 밀고 무릎을 높이 드는 것이 보폭과 고관절의 기동범위를 증가시키게 된다. 1km 이상되는 긴 언덕이라도 무릎을 높이 드는데 신경을 써야 한다.
정상에 오른 후 내려갈 때는 조깅속도가 가장 안전하지만, 만약 조금 빨리 가고 싶다면 앞으로 넘어질 것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상체를 약간 앞으로 숙이면 된다. 그러면 저절로 보폭이 좁아지고 발걸음이 빨라져서 충격이 줄어들게 된다. 이런 자세는 다리의 근력이 충분하지 않으면 시도하지 않는 것이 무릎이나 발목등에 안전하다.
빨리 달리는 것은 장거리 달리기처럼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 아니다. 조금씩 훈련을 하여 몸을 만든다면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단, 빨리 달리기 위해서는 먼저 멀리 달릴 수 있게 되고 난 뒤에 시도해야 한다는 단서만 지킨다면 말이다. |